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있다면 언제부터 관리해야 할까요? 바로 지금입니다.

  1. 고혈압이 확인됐다면 관리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2. 젊고 아무 증상이 없어도 혈관은 높은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3. 혈관 손상은 혈압의 높이와 노출된 시간이 함께 만듭니다
  4. 20대와 30대의 고혈압은 원인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5. 혈압이 190, 200까지 나온다면 미루고 지켜볼 때가 아닙니다

20대나 30대에 혈압이 높다는 말을 들으면 아직 젊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아픈 곳도 없고 운동도 잘하고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없으니 나중에 나이가 들면 관리하면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혈압이 실제로 확인됐다면 관리할 시기는 나중이 아니라 지금입니다.

고혈압은 당장 몸을 아프게 만드는 병이라기보다 높은 압력을 오랫동안 혈관에 쌓이게 하는 병입니다. 젊은 사람에게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20대와 30대라고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시작되면 앞으로 높은 혈압에 노출될 시간이 더 길 수 있습니다. 젊다는 이유로 미룰 것이 아니라, 젊을 때 발견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관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1. 고혈압이 확인됐다면 관리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혈압이 높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고 바로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 번 높게 나온 혈압과 지속적인 고혈압은 구분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다시 정확하게 측정하고, 필요하면 집에서도 아침과 저녁 혈압을 재서 실제로 계속 높은지를 확인합니다.

그렇게 확인했는데도 혈압이 높다면 젊다는 이유로 몇 년 더 지켜볼 필요는 없습니다.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면 지금부터 바꾸고, 약이 필요한 정도라면 약도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습니다.

고혈압 치료를 40대나 50대부터 해야 한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30세에 시작된 고혈압을 50세부터 관리한다면 그 사이 20년 동안 혈관은 계속 높은 압력을 받습니다. 그 시간을 굳이 만들어 줄 이유가 없습니다.

혈압이 확인됐다면 관리의 시작은 오늘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2. 젊고 아무 증상이 없어도 혈관은 높은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고혈압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혈압이 160이어도 머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운동도 잘하고 술도 잘 마시고 밤새 일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 사람일수록 “나는 멀쩡한데 무슨 고혈압이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금 잘 견디고 있다고 몸에 손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높은 압력은 증상이 없는 동안에도 혈관 안쪽과 심장, 뇌의 작은 혈관, 콩팥에 계속 전달됩니다.

젊은 몸은 그 압력을 한동안 잘 견딜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몇 년, 몇십 년 쌓이는 것입니다.

뇌경색과 뇌출혈은 노인에게만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20대와 30대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혈관을 손상시키는 위험요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오래 지내면 젊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고혈압 관리 방법이 아닙니다.

고혈압은 큰일이 생기기 전에 관리하는 병입니다.

3. 혈관 손상은 혈압의 높이와 노출된 시간이 함께 만듭니다

제가 젊은 사람에게 혈압 관리를 더 강조하는 이유는 시간 때문입니다.

혈관이 받는 부담은 혈압 숫자 하나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높은 혈압에 얼마나 오래 노출됐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것을 면적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혈압의 높이가 세로라면 높은 혈압에 노출된 시간은 가로입니다. 혈압이 조금 높은 상태라도 20년, 30년 지속되면 전체 면적은 계속 커집니다.

반대로 혈압이 180, 190, 200처럼 아주 높다면 짧은 기간이라도 훨씬 더 심각하게 봐야 합니다.

젊다는 사실은 오히려 관리해야 할 이유가 됩니다.

심장이 두꺼워진 뒤 다시 줄이려고 하는 것보다 두꺼워지지 않도록 하는 편이 낫습니다. 단백뇨가 생기고 콩팥이 손상된 뒤 진행을 막는 것보다 그 전에 혈압을 잡는 편이 낫습니다. 뇌의 작은 혈관에 손상이 쌓인 다음 관리하는 것보다 손상이 쌓이기 전부터 관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고혈압 치료는 오늘 혈압계의 숫자 하나를 낮추는 일이 아닙니다.

앞으로 평생 혈관이 받아야 할 높은 압력의 총량을 줄이는 일입니다.

4. 20대와 30대의 고혈압은 원인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젊은 나이에 생긴 고혈압이 무조건 더 심한 병은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 높은 혈압에 노출될 시간이 길고, 혈압이 아주 높거나 당뇨까지 함께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또 젊은 나이에 혈압이 심하게 높은 경우에는 왜 이렇게 일찍 고혈압이 생겼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흔한 고혈압일 수도 있지만 콩팥질환이나 콩팥혈관 문제, 부신이나 갑상선의 호르몬 이상, 수면무호흡, 복용하고 있는 약이나 다른 물질이 혈압을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젊은 나이에 갑자기 혈압이 매우 높아졌거나, 여러 약을 사용하는데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이런 이차성 고혈압의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칼륨 수치가 낮다고 들었거나, 갑자기 심장이 심하게 뛰면서 식은땀이 반복되거나, 심한 코골이와 수면 중 무호흡이 있다면 이런 내용도 진료할 때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고혈압이라면 그 원인을 치료하면서 혈압이 크게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있다는 것은 그냥 “남들보다 조금 일찍 생겼다”로 끝낼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5. 혈압이 190, 200까지 나온다면 미루고 지켜볼 때가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젊은 분인데 수축기 혈압이 190이나 200 가까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본인은 별로 아프지 않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혈압은 젊다는 이유로 몇 달 더 지켜볼 숫자가 아닙니다.

우선 제대로 다시 측정해야 하고, 반복해서 매우 높은 혈압이 확인된다면 빨리 진료를 받아 혈압을 조절하고 장기 손상이나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매우 높은 혈압과 함께 갑자기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시야가 달라지거나, 심한 가슴통증이나 숨참, 의식 변화가 생긴다면 다음 외래 예약까지 기다릴 일이 아닙니다. 응급 평가가 필요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이 190, 200 가까이 반복해서 나온다면 그냥 버틸 이유가 없습니다.

필요한 검사도 받고, 약이 필요한 혈압이라면 약을 시작해서 조절해야 합니다.

혈압약을 먹기 시작하는 것을 몸이 약해진 증거처럼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약이 필요한데도 먹지 않는다고 병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혈압은 그대로 높게 남아 있고 그 압력을 심장과 뇌와 콩팥이 계속 받습니다.

반대로 약으로 혈압을 잘 조절하면 그 시간만큼 앞으로 쌓일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고혈압을 발견했다는 것은 이미 늦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직 되돌리기 어려운 손상이 생기기 전에 관리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그 시간은 지금부터 쓰는 것이 좋습니다.

털보의사의 한마디

서른 살이라고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피해 가는 것은 아닙니다. 서른도 안 됐는데 혈압이 190, 200씩 나오면서 “아직 젊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버티는 분을 보면 저는 정말 걱정됩니다. 약이 필요한 혈압이면 하루라도 빨리 약을 먹고 제대로 조절했으면 좋겠습니다.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생긴 뒤에는 그때 혈압약을 먹었어야 했다고 후회해도 이미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털보의사 김진균 드림

 

※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글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정식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