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십견이 맞다면 대부분 약·주사·운동 같은 비수술 치료로 시작하지만, 나아지는지 확인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 오십견이 맞다면 처음부터 수술을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물리치료만 반복한다고 모두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 회전근개 파열 같은 다른 질환을 오십견으로 알고 오래 기다리면 정작 필요한 치료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 오십견인지 판단할 때는 내 힘으로 움직이는 범위와 다른 사람이 움직여 주는 범위를 함께 봐야 합니다.
- 치료를 시작한 뒤에는 밤 통증과 팔의 움직임, 팔 힘이 실제로 나아지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어깨가 아프고 팔이 잘 올라가지 않으면 가장 먼저 오십견을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주변에서도 “오십견은 그냥 두면 낫는다더라”라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그래서 아파도 몇 달씩 참고 지내는 분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굳기 전에 빨리 풀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주사나 시술을 계속 받는 분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둘 다 조심해야 합니다. 오십견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큰 치료를 할 필요는 없지만, 저절로 다 낫는 병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기다리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더구나 어깨가 아프고 팔이 안 올라간다고 해서 모두 오십견인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치료보다 먼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정말 오십견이 맞는가. 그다음에는 지금 하고 있는 치료로 실제로 좋아지고 있는가. 저는 이 두 가지를 봅니다.
1. 오십견은 서두른 치료도, 확인 없는 기다림도 조심해야 합니다
오십견의 정확한 이름은 유착성 관절낭염입니다. 어깨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에 염증과 유착이 생기면서 아프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깨가 점점 굳습니다.
오십견은 단순히 아파서 팔을 못 드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자기 힘으로도 팔이 잘 안 올라가지만 다른 사람이 잡고 움직여 줘도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절 자체가 굳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하나는 오십견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사나 시술, 수술을 너무 서두르는 것입니다. 반대로 실제로는 회전근개 파열이나 다른 어깨 질환인데 “오십견은 기다리면 낫는다”는 말만 믿고 계속 버티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은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문제입니다. 병을 제대로 가려내기 전에 치료부터 정해 버린 겁니다.
팔이 안 올라간다고 무조건 큰 치료부터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오십견이라는 말을 한 번 들었다고 몇 달이고 같은 치료만 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2. 오십견이라고 처음부터 수술할 필요는 없지만, 그냥 기다릴 병도 아닙니다
오십견은 통증이 심해졌다가 어깨가 굳고, 시간이 지나면서 움직임이 다시 좋아지는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별다른 수술 없이 좋아지는 분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오십견이 깨끗하게 낫는 것은 아닙니다. 통증은 많이 줄었는데 팔이 끝까지 올라가지 않거나, 등 뒤로 손을 올리는 동작이 예전만큼 안 되는 분도 있습니다. 환자 본인은 “이 정도면 다 나았다”고 생각하지만 진찰해 보면 운동 범위가 남아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십견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는 병’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통증이 심할 때는 먼저 통증을 줄여야 합니다. 밤에 아파서 잠을 못 자고, 옷을 입거나 씻는 일조차 힘든데 운동만 열심히 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주사치료가 필요한 시기가 있고, 운동치료나 물리치료가 도움이 되는 시기도 있습니다.
다만 주사 효과가 떨어질 때마다 같은 주사를 반복하거나, 몇 달 동안 물리치료를 했는데도 그대로인데 계속 똑같은 치료만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치료를 몇 번 했느냐보다 그래서 실제로 얼마나 나아졌느냐를 봐야 합니다.
스트레칭도 무조건 세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통증이 심한데 억지로 밀어붙이면 다음 날 더 아파서 오히려 팔을 쓰지 않게 됩니다. 통증을 조절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차츰 넓혀 가는 것이 낫습니다.
반대로 충분히 치료했는데도 어깨가 심하게 굳어 있고 일상생활이 계속 불편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생각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십견이라고 모두 수술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십견은 절대로 수술하지 않는 병도 아닙니다.
3. 다른 병을 오십견으로 알고 기다리는 것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더 조심해야 하는 것은 다른 어깨 질환을 오십견으로 알고 오래 기다리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회전근개 파열입니다.
회전근개가 찢어져도 팔을 올릴 때 아프고 밤에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팔을 제대로 들지 못하는 분도 있습니다. 증상만 놓고 보면 오십견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넘어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갑자기 어깨가 아파진 뒤 팔이 잘 올라가지 않는다면 단순한 오십견이라고 생각하고 오래 기다리면 안 됩니다. 회전근개 파열을 오래 두면 파열이 더 커지고 힘줄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근육이 위축되고 지방 변성이 진행하면 나중에는 봉합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관절염이나 석회성 건염, 목에서 내려오는 신경 문제도 오십견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오십견으로 판단하고 치료를 시작했더라도 팔 힘이 계속 떨어지거나, 치료하는데도 움직임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면 처음 진단을 다시 봐야 합니다.
“오십견은 기다려도 된다”는 말은 먼저 오십견이 맞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4. 오십견인지 볼 때 저는 두 가지 움직임을 비교합니다
어깨를 볼 때 저는 팔이 몇 도까지 올라가는지만 보지 않습니다. 자기 힘으로 움직일 때와 남이 움직여 줄 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봅니다.
자기 힘으로 팔을 움직이는 것을 능동운동이라고 하고, 다른 사람이 팔을 움직여 주는 것을 수동운동이라고 합니다.
오십견은 관절 자체가 굳어 있기 때문에 자기 힘으로도 잘 안 올라가고, 남이 들어 줘도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팔을 바깥쪽으로 돌리는 동작, 즉 외회전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전근개 파열은 양상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힘줄의 힘이 떨어져 자기 힘으로는 팔을 잘 못 들지만 남이 받쳐 주면 그보다 더 올라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 하나만으로 두 병을 딱 잘라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이 같이 있는 분도 있고, 너무 아프면 힘을 제대로 주지 못해 실제보다 약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팔이 어디까지 올라가는지만 보는 게 아니라 왜 거기에서 멈추는지를 봅니다. 아파서 못 올리는지, 어깨가 굳어서 더 이상 안 움직이는지, 어느 방향이 특히 안 되는지, 팔 힘은 떨어지지 않았는지를 같이 봅니다.
필요하면 엑스레이나 초음파, MRI 같은 검사를 더합니다. 집에서 팔을 움직여 보는 것도 이전과 비교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 오십견인지 회전근개 파열인지 스스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5. 치료를 받고 있다면 ‘몇 번 했는가’보다 ‘얼마나 나아졌는가’를 보십시오
오십견으로 판단하고 치료를 시작했다면 그다음부터는 몸이 실제로 달라지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밤에 통증 때문에 깨는 횟수가 줄었는지,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기가 전보다 편해졌는지, 손을 등 뒤로 조금 더 올릴 수 있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벽을 마주 보고 손가락으로 벽을 짚어 올린 뒤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표시해 두는 것도 간단한 방법입니다.
반대로 치료를 하는데도 통증이 그대로이고 팔이 점점 더 굳거나, 전보다 힘이 떨어진다면 그냥 기다리지 마십시오. 특히 다친 뒤 갑자기 팔을 못 들게 됐거나, 팔 힘이 눈에 띄게 떨어졌거나, 몇 달 동안 치료했는데도 나아지는 것이 없다면 다른 병이 함께 있는지 다시 봐야 합니다.
처음 진단이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에 오십견이라고 했다는 이유로 그 뒤에 나타나는 변화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오십견 치료를 받고 있다면 밤에 덜 깨는지, 팔이 조금씩 더 올라가는지, 옷을 입거나 머리를 감는 일이 편해지는지를 보십시오. 치료 횟수보다 이런 변화가 실제로 생기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반대로 다친 뒤 갑자기 팔이 안 올라가거나, 팔 힘이 계속 떨어지거나, 몇 달 동안 치료했는데도 통증과 움직임에 변화가 없다면 오십견이라고만 생각하고 계속 기다리지 마십시오. 그때는 다른 병이 없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십견이 맞더라도 물리치료나 스트레칭만 계속한다고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통증과 구축이 심하게 남아 일상생활이 계속 어렵다면 다음 치료가 필요한지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털보의사의 한마디
오십견은 그냥 기다리기만 할 병이 아닙니다.
저는 오십견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다 낫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통증이 줄어든 뒤에도 팔의 움직임이 예전만큼 돌아오지 않는 분을 적지 않게 봅니다. 굳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머리 위로 팔을 뻗거나 등 뒤로 손을 올리는 동작이 끝까지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리치료만 오래 한다고 모두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통증과 가동 범위를 보면서 치료하고, 충분한 비수술 치료에도 심한 구축과 생활 불편이 계속되면 관절수동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검토합니다. “오십견이니까 기다리자”보다 “지금 제대로 치료되고 있는가”를 먼저 보십시오.
털보의사 김진균 드림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입니다.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